여름철에 겪은 일입니다.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 많았고, 습도도 높은 상태가 계속되다 보니 전반적으로 몸 상태도 좀 꿉꿉하고 찝찝했어요. 어느 날부터 한쪽 눈이 충혈되고 이물감이 생기기 시작했죠. 처음에는 단순히 피곤하거나 렌즈 착용 시간이 길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.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, 통증이 점점 심해졌어요.
결국 안과에 갔고, 의사 선생님이 처음으로 꺼낸 단어는 다름 아닌 **‘각막진균증’**이었습니다.
각막진균증이란? 눈에도 곰팡이가 자랄 수 있습니다
‘진균’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, 각막진균증은 각막에 곰팡이(진균)가 감염되어 생기는 염증입니다. 비교적 드물지만, 일단 발생하면 치료가 까다롭고 회복까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에요.
진균은 습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데, 눈 역시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특정 조건이 맞으면 감염될 수 있어요. 특히 농사일, 정원 관리, 렌즈 부주의, 눈 외상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.
각막진균증의 주요 증상, 이럴 때 특히 의심해야 해요
저는 처음에 일반적인 각막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어요. 하지만 진균에 의한 감염은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면서도 깊게 파고드는 특징이 있습니다.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아요:
- 눈의 충혈 및 통증
- 눈 안에 이물질이 들어간 듯한 느낌
- 눈부심, 특히 야간에 빛 번짐
- 눈물 증가 또는 점액성 분비물
- 시야가 뿌옇게 흐려짐
- 각막에 하얀 점 또는 궤양이 보이기도 함
저 같은 경우는 특히 ‘흐릿한 시야’와 ‘깊은 통증’이 오래 지속됐습니다. 진료 중 각막 중심에 작은 흰색 반점이 보인다고 하셨는데, 이게 바로 진균이 자란 흔적이었어요.
각막진균증의 감염 원인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어요
이 질환을 경험하고 나서 가장 놀란 건 곰팡이에 감염될 만한 상황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어요. 꼭 렌즈 문제만이 아니라, 평소 생활습관 속에서도 진균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.
- 장시간 콘택트렌즈 착용
특히 수면 중 착용하거나 렌즈 관리가 소홀했을 때 감염 확률 증가 - 외부 활동 중 눈에 상처가 났을 때
예: 정원에서 나뭇가지에 눈이 긁혔다거나, 먼지 바람 속에서 작업한 경우 -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상태로 방치
흙, 나무 조각, 곤충 등 - 자가 안약 사용 혹은 안과약 남용
특히 오래된 안약을 쓰거나, 항생제 안약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우
저는 당시 렌즈 관리에 소홀했고, 바로 전날 캠핑장 정리를 하며 먼지 바람을 맞은 상태였어요. 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.
병원에서는 이렇게 진단하고 치료합니다
진균성 감염은 일반적인 세균성 각막염보다 진단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. 초기에는 정확히 어떤 감염인지 확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안과에서도 배양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.
검사 절차
- 슬릿 램프 검사: 각막 상태를 확대해 관찰
- 형광색소 검사: 손상된 부위 시각화
- 각막 긁어 배양 검사: 감염된 균 확인
제 경우에는 조직을 살짝 긁어 균을 배양하는 검사를 했고, 3일 후에 ‘진균’ 양성 판정이 나왔습니다.
치료 방법
- 항진균 안약(예: 암포테리신B, 나타마이신 등)
- 경구 항진균제: 증상이 심할 경우 병행
- 안약 투여 빈도 높음: 하루 6~10회 이상
- 경우에 따라 각막절제술, 심하면 각막이식도 필요
무서운 건, 초기 증상이 약하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면 영구적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에요. 저는 운 좋게 초기에 발견됐지만, 회복까지 약 4주 이상 소요됐고, 그동안은 모든 외부 활동을 제한해야 했습니다.
각막진균증 예방을 위한 생활 속 실천 팁
다시는 겪고 싶지 않기에, 그 후로는 아래와 같은 습관을 정말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.
1. 콘택트렌즈 철저 관리
렌즈 보관 용액은 자주 갈고, 렌즈 착용 시간은 하루 8시간 이내로 제한합니다. 렌즈 낀 채로 자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.
2. 외부 활동 시 보호안경 착용
잔디 깎기, 정원 정리, 목공 등 눈에 이물질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에서는 반드시 고글이나 보호안경을 씁니다.
3. 눈에 불편감이 느껴지면 즉시 인공눈물 사용
건조하거나 먼지 낀 날에는 보존제 없는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 각막을 촉촉하게 유지합니다.
4. 오래된 안약 절대 사용하지 않기
개봉한 지 1달 넘은 안약은 무조건 폐기합니다. 특히 항생제 안약은 남겨두는 것 자체가 위험합니다.
각막진균증은 흔하지 않지만, 한번 걸리면 정말 고생합니다
처음엔 ‘눈에 곰팡이’가 생긴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.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굉장히 고통스럽고 치료도 오래 걸리는 질환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. 특히나 진단이 늦어지면 시력 저하, 각막 혼탁, 이식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,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빠르게 안과를 찾는 게 최선입니다.
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, 평소 관리와 빠른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. 각막진균증은 나와 상관없는 병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, 의외로 가까운 원인들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질환이라는 걸 꼭 기억해 주세요.